비 한참 오고 잠시 잠깐 멈추어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새벽 1시에 막걸리 한 병 다 비우고 나니 마음은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깥에 큰 목소리가 들리니 내다보니 어떤 여자분이 애인이랑 통화하는 게 보입니다. 본의 아니게 듣게 되어 죄송하지만, 결국 격정적인(?) 대화 끝에 '이제 그만 우리 헤어지자'라는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당사자의 입장에선 너무나 중요하고 머리 속이 복잡한 사정이고, 마음은 타들어가는 촛불 같이 아프지만, 저도 그 마음에 공감하지만..
한편으로 제 입장을 보면, 격정..!! 몰입할 수 있는 그 무엇이 부럽습니다. 젊음이란 바로 그 순간 자신에게 소중한 무엇에게 모든 것을 쏟는 자기 자신일 게지요.
저는.. 어디에서 무엇에 온 마음을 쏟을 수 있을까요? 머리는 굵어졌을지 모르지만, 마음은 한 없이 황량한.. 나 자신 외에는 마음을 쏟을 데가 없다는 고독..
(반전) 하지만, 이 고독은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제가 스스로 원해서 향유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기에, 또한 방금 목도한 젊음의 한 편린은 제게도 있을 수 있던 것이기에, 마음 속으로 잊지 않으려 합니다.
저도 젊은 시절이 있었고, 아직도 마음은 젊고 싶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저로서는 비오는 빗방울 소리는 참.. 홀로 로맨틱하네요... (고독을 즐기는 방법 혹은 술 기운 때문인지 몰라도 일단은..)
지금 그 소녀의 마음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