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길들이기 2]는 2010년작 [드래곤 길들이기]의 후속편입니다. 어떤 경우는 후속편을 보기 전에 전작을 복습하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엔 그냥 같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전편을 복습하고 봐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이번 2편은 전편의 스토리에 많이 기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전편을 다시 보지 않은 상태에서 말하는 것으로 사실과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지금 시점에서 제가 느낀 것이 그렇다는 입장에서 말하겠습니다. 


우선 히컵은 이젠 의엿한 청년이 되어 있더군요. 얼굴도 많이 변했습니다. 반면 아스트리드는 키가 큰 것 외에 얼굴은 많이 변한 것 같지 않더군요. 그외 족장인 스토이크 등 다른 조연은 이미 어른이니 변한 게 없습니다. 우리의 히어로 투슬리느도 역시 전편에서 얼굴은 이미 다 자랐던 것인지 덩치만 커졌습니다.


히컵의 얼굴이 많이 변한 것에서 살짝 놀랐고 약간 실망했습니다. "어린 모습이 더 사랑스러웠지 않나", "역시 남자는 다 크니 징그럽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스트리드는 외모는 별로 변한 것이 없지만 행동이 많이 점잖아졌습니다. 물론 남자애들 사이에서 결코 주눅들지 않는 모습은 여전하지만 특유의 강하고 고집센 모습보다는 여러 상황을 모두 고려하는 성숙된 모습이 보여져서 어떤 점에선 이것도 기대한 재미를 반감시킨 것 같습니다. 


투슬리스는 좀더 사람들에게 길들여진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장난치는 모습이 마치 애완견이나 고양이처럼 보일 정도였어요. 전편의 야생의 모습이 더 멋졌는데 말이죠. 이런 귀여운 캐릭터가 아니라 어떤 누구에게도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늑대같은 캐릭터러 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 외 스토리는 여타의 수많은 애니메이션 후속작과 별반 다른 느낌이 없었습니다. 더 많아진 등장인물(드래곤까지 합쳐서 말이죠), 새로운 캐릭터(사라졌던 엄마)의 등장과 그로 인해 새로운 이야기가 번져나가는 구성이라든지 하는 것 말예요.


물론 새로운 악당 캐릭터도 나옵니다. 그런데 드래곤들의 실질적 조정자 역할을 한다는 알파라는 캐릭터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은 무난한 선택이긴 했으나 많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단적으로 드래곤들이 무슨 벌들의 집단입니까? 여왕벌과 일벌도 이렇진 않습니다. SF 영화(인디펜던스 데이, 엣지 오브 토모로우 등등)를 너무 많이 참조한 것 아닙니까?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의 가장 큰 재미는 바로 투슬리스와 히컵이라는 캐릭터가 합쳐질 때만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컨셉이 주는 매력에서 오는 것인데, 후편에서는 전편의 컨셉을 이어감으로서 시리즈의 매력을 계속 살렸지만 알파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컨셉은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어쨌든 이번 2편은 [드래곤 길들이기]라는 시리즈의 매력을 무난하게 살린 투슬리스와 히컵이 하늘을 활공할 때 우리도 함께 활공하는 듯한 즐거움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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