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역시 연희와 상훈이 한강에서 만났을 때겠죠.
상훈이 "확 먹어버릴라!"라고 하자 연희도 지지 않고 "확 먹어버릴까 보다"라고 맞받아칩니다.
(대사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 뒤 문득 상훈이 연희 무릎에 머리를 눕힙니다.  잠시 뒤 두 사람은 영화가 진행된 뒤 처음으로 오열합니다.
영화가 정말 2009년 개봉했을 때만 해도 가장 "센" 영화였을 거라 생각될 정도로 욕이 많이 나와서, 전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인간말종 양아치 새끼로서 정말 "입으로 먹어" 버리겠다는 뜻일 거다라는 겁니다.

근데 또한 속된 용어로 남자가 여자를 "따 먹어버린다"라는 뜻일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우 이렇게 말하는 게 상훈이 연희를 마음에 둔 것에 대한 최대한의 표현일까요?  아니면 그저 욕이었을까요?  둘 다 가능하겠지만, 전 상훈이 연희에게 농담을 한 것이거나 품고 있는 애틋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믿고 싶어졌습니다.

두 사람이 울 때는 보고 있는 관객으로서 저도 긴 시간 머리가 꽉 막힌 듯한 기분이 해소되면서 그 불쌍한 두 사람이 부디 잘 되길 빌었습니다.

참 많은 욕설과 폭력이 나오므로(요즘 나오는 악마를 보았다 정도는 아니겠죠?  전 악마를 보았다를 보지 않았습니다), 욕이나 폭력에 대한 거부감이 그렇게 없는 분이라면 한번 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덧붙여1) 주인공 상훈이 감독인 줄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또 감독 개인사가 스토리에 녹아들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마음 속 깊은 곳의 울분을 드러낸 감독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덧붙여2) 아무리 성격 좋아 보이지만 양아치 사장인 만식이가 사채 빚을 뜯어낸 돈으로 식당까지 차리게 되는 것은 별로 보기 좋지 않더군요.
 
※ 위 이미지는 모두 다음 영화(movie.daum.net) 사이트에서 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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