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를 시즌 1에서부터 시즌 6까지 연이어서 다 봤습니다. 제가 미친 건지 ㅠㅠ
5월 24일부터 6월 10일 새벽 2시까지 보았는데, 10일은 제외한다면 총 17일이 걸렸습니다.  로스트는 총 123편이고 편당 40분으로 계산한다면 약 82시간 어치를 2주반 동안에 해치운 것입니다.  하루 평균 7편 이상을 봤구요.  다 보고 나니까 소감 보다는 체력의 소모가 밀려오는 군요.

허탈함과 함께요.
여러 분들이 괜찮았다라든가 아니면 반대로 막장 드라마로 끝났다라든지 의견이 있던데요.
제 소감은..  일단은 재미 있었습니다.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본 미드 중에 가장 긴장하면서 본 것 같아요.

시즌 3, 4를 넘어가면서는 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힘들었지만, 계속해서 안 볼 수가 없었고 그렇게 몰입하게 된 이유는 너무나 긴장을 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시즌 내내 긴장했습니다.
(힘든 이유는 복잡한 스토리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제가 전 시즌을 쉬지 않고 보게 될 줄 예측하지 못한 것에도 있겠죠)

제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123편을 몰아서 본 탓도 있겠지만, 장장 6년 동안 외딴 섬에서 그 긴 스토리를 이어간 모든 캐릭터를 생각 안 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과연 배우들은 매 회 마다 출연하면서 전체 스토리를 알고는 있었을까요?  잭, 존, 케이트, 소이여, 헐리, 데스몬드, 줄리엣, 벤 등등의 모든 캐릭터가 정말 고생합니다.  그들은 무엇인가를 찾고 끊임 없이 움직이며 서로 상처 주고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목표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놓고 계속 혼란에 빠지고 번복하고 결정합니다.  그 과정을 같이 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저를 마지막회까지 이끈 것은 미스터리와 긴장인 게 맞습니다만, 그럼에도 그 외에 이유로 "최종회에는 모든 이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서로 평화롭게 지내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가지고 계속해서 본 것 같습니다.

또한 가장 바랐던 것은.. 이 고통스런 이야기가 제발 끝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들 모두가 평안을 얻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들 인생도 로스트의 그들처럼 너무 바쁘게, 고통스럽게 사는 것 아닌가요?

그들의 모든 고통과 희생과 반목과 의지가 헛된 것이 아니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끝났다고 믿습니다.
모두들 고생했습니다.  이제 편히 쉬시길..
I'll see you in another life, brother.



로스트 시즌6 최종회 티켓



(덧붙여 10.06.11) 디시인사이드 로스트 갤러리에 아마도 제가 처음으로 찾아낸 복선에 대한 글을 써보았습니다.  디시인사이드는 가끔 눈팅을 하러 가긴 했지만 글을 쓰긴 처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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