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무어의 <자본주의 : 러브 스토리>를 봤습니다.  이론적인 것이 아닌 구체적인 사례와 인터뷰를 통해 자본주의, 정확하게는 미국 자본주의의 해악성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로저와 나> 이후 20년을 결산하는 영화라고 하는데..
뭐 볼 만 했습니다.  마이클 무어의 다른 영화에서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마찬가지로 지루하지는 않았던 것 같구요.

원래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에게는 이런 표현 방식이 있구나 정도이겠지만, 자본주의의 이윤 추구, 자유 경쟁, (토지, 인간 생명을 포함한) 모든 것에 대한 사적 소유(영화에서는 사적 소유가 아니라 소수 독점으로 표현되지만)가 지당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보여 주고 같이 얘기할 만한 꺼리가 될 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참,  원래 마이클 무어는 좌파 쪽의 입장에서 정리한 선동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아예 얘기가 안 될 수도 있겠습니다.

영화 내용 중 기억에 남는 점 :
1. 청소년 교화 시설을 영리기업에 넘겨 줌으로써 그 지역에 청소년 범죄율이 월등히 높아졌다든가, 그 배후에는 판사, 교화 시설 운영자에 대한 막해한 이권이 있었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구요.

2. 종교 지도자(물론 기독교)의 입을 통해 '자본주의는 악이라고 생각'한다라든가, 예수가 '부자가 천국에 이르기는 참으로 어렵다'라고 가르친 것이라든가 하는 것이 기억에 남네요.

3. 놀란 점 하나는 유수의 대기업들이 피고용자인 노동자가 사망에 이르렀을 때 막대한 금액을 수령할 수 있는 보험을 들면서 보험수익자를 고용주,회사로 해두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회사는 말 그대로 '직원이 회사에서 일할 때보다 사망했을 때 회사에 더 이익이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도 그런 게 가능한가요?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덧붙여..)
4. 또 하나.  "그토록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국민들이 평생을 매일 출근하는 기업에서는 거부감 없이 수용합니다.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를.."

5. "아들 부시 정부에서 골드만삭스 CEO가 재무부 장관이 되어서 추진한 일은 바로 금융규제 철폐입니다.  금융 철폐가 국민들에게 부를 가져다 줄 것으로 공언하지만 정작 부를 더 가져간 것은 오로지 골드만삭스로 대변되는 월가 식구들 뿐이었습니다.  재무부 인사로 뽑힌 사람들이 대부분 골드만삭스 출신들로 채워지면서 재무부 회의는 골드만삭스 이사회가 되었습니다."  마치 현재 우리 정부 국무회의가 삼성 임원회의처럼 된 것 처럼요.

6. 사소한 것일 수 도 있지만, 마이클 무어는 영화 마지막에 자본주의를 대체하자면서 민주주의를 말하더군요.  알고 있으면서 유순하게 표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자본주의의 대립항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이런 것인데 말입니다.  논리적으로는 이런 경제체제 모두가 민주주의와 결합할 수 있겠죠.


마이클 무어에 대한 소개 : 마이클 무어 - 위키백과Michael Moore - Wikipedia
마이클 무어에 대한 비판을 소개한 글 : 마이클 무어가 '사기꾼'이라고?
<자본주의 : 러브 스토리> 소개 글 : 마이클 무어 "사회주의 좀 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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