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The Big Picture : 알라딘, Yes24, 인터파크)는 기본적으로 스릴러입니다.  소설의 구성이 주로 행위나 대사로 이루어진 편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독백이나 마음 상태에 대한 설명에도 치밀하게 할애가 되어 있는 편입니다.  벤 혹은 게리가 어떻게 이런 상태(살인, 완전히 다른 삶 살기, 중요하게는 드디어 꿈꾸던 사진가가 되는 과정 등)에 이르렀는가에 대해서 읽는 사람은 충분히 공감하게 됩니다.

따라서 읽은 이는 살인을 어쩔 수 없는 일로,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모습에는 연민의 감정으로, 드디어 사진가로 성공하게 되는 과정에는 축복과 걱정의 마음으로 지켜보게 됩니다.

그래도 살인은 살인이고, 불법은 불법이라 결말이 해피엔딩이 될지, 결국 잡히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발 잡히지 않기를 바라지만 결말이 다가올 수록 파국으로 치닫는 스토리에 안타까움을 느낄 수 밖에 없죠.  스실러 장르에서 이런 감정은 참 기묘합니다.  헐리우드 스릴러 영화에 품격(?)이 드리워진 것처럼 느껴진다고 할까요?  (결말을 알게 되면 소설의 재미가 크게 반감되므로 미리 알지 말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사실 다 읽고 나면 큰 울림은 없습니다.  두고 두고 곱씹어 생각해 볼 여지는 없다고 봅니다.  사람이 세상에 난 후 성장해 온 정체성을 완전히 죽이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갈망은 정말 많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지만 솔직히 소설에서나 있을 법한 얘기로 생각되거든요.

하지만 색다른 스릴러로서(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감보다는 주인공과 동화된 기분으로 주인공의 삶을 같이 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스릴러..)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말 그대로 잡고 나선 끝을 봐야 하더군요.  

(덧붙여)  게리로 변신한 후 만나게 되는 앤과의 사랑도 중요한 모티브인데도 1부에서 아내 베스의 심리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것과는 달리 앤에 대해서는 과거를 간단하게 짚은 게 좀 그렇더군요.  너무 몰입했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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